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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독후감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유홍준 (2025.05.21)

by firelife (파라) 2025.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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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작가의 이름을 들으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문화유산'과 '답사기'이다. 하지만 이 책은 대표작인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시리즈와는 조금 결이 다르다. 역사적 장소를 중심으로 한 여행기가 아니라, 작가가 걸어온 인생, 추억과 경험, 마주한 사람들과의 인연 그리고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그의 깊고 넓은 시선을 함께 따라가는 ‘인생여정의 기록’이었다.

작가는 문화재를 답사하듯, 자신의 인생도 그렇게 성실히 ‘답사’했다. 유년 시절의 추억부터 학자 생활, 문화재청장시의 경험, 예술가들과의 인연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에피소드 형식으로 담겨 있어 지루할 틈이 없고 한 편 한 편이 소소한 재미와 작지만 깊은 울림을 주었다.

특히, 고(故) 백기완, 김민기, 김지하, 홍세화 등 우리 시대를 이끈 인물들과의 놀라운 인연에 관한 이야기는 단순한 회고를 넘어서 한 시대를 기록하는 작업처럼 느껴졌다.

책을 읽다 보면 문장의 멋과 맛에 감탄하게 되어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다.
답사기를 읽고  방동규 형님이 해주셨다는 "네가 쓴 감은사 답사기를 다 읽고 나니 너는 없어지고 감은사탑만 남더라"라는 평처럼 읽다 보니  활자는 시나브로 사라지고 글 속에서 떠오른 이미지만 잔잔히 남아 마치 단편 영화 여러 편을 본듯한 느낌이 들었다.

또한 단순히 글을 읽는 것이 아니라, 작가와 함께 담담한 대화를 나누는 기분을 들게 했다. 인생의 내공이 오롯이 담겼으면서도 과하지 않고 깊이 있는 유머와 여유가 느껴지는 문체는  오직 저자만이 쓸 수 있는 글인 듯싶다.

책 한 권이 주는 울림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는  조용히 내 곁에 앉아,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묻고, 다정하게 이야기해 주는 큰 형님의 따듯한 충고 같았다. 조금 더 천천히, 그리고 더 깊게 세상을 바라보고 인생에서 그 무언가에 진정성을 가지고 진실을 당당히 마주하며 살아야겠다는 잔잔한 소회와 다짐을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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